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장편 애니메이션 <주토피아>는 감독으로는 바이런 하워드와 리치 무어, 각본은 제러드 부시와 필 존스턴이 맡아 제작되었으며, 제74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하고, 제89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제44회 애니 어워드에서 최우수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감독상, 성우상, 각본상 등 많은 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가졌습니다. 2016년에 개봉한 <주토피아>는 동물원을 뜻하는 'Zoo'와 이상향을 뜻하는 'Utopia'가 합쳐진 합성어로, 다양한 종류의 동물들이 함께 살아가는 찬란한 도시에서 연쇄 실종 사건으로 인한 범죄와 비리를 수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줄거리
의인화된 동물들이 살아가는 도시 주토피아는 인간의 일상과 같이 전철과 스마트폰, 가게들이 있고 심지어 세금도 내며 살아가는 도시입니다. 어려서부터 경찰을 꿈꾸던 토끼 주디 홉스는 어렵사리 경찰학교에 입학했지만 작은 몸집 때문에 무시당하는 일이 다반사였고, 수석으로 경찰이 되었어도 범인을 잡는 일은커녕 겨우 주차단속이 그녀에게 주어진 임무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주차단속하며 아이스크림 가게를 지나던 중 닉 와일드라는 여우가 교활한 족속이라는 이유로 아이 앞에서 무시당하는 모습을 보게 되고, 자신의 어릴 적 모습을 떠올린 주디는 닉을 도와줍니다. 그런데 사실 닉은 아이스크림을 불법으로 판매하는 사기꾼이었고, 닉의 아들인 줄 알았던 여우는 동업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주디는 닉을 체포하겠다고 하지만 닉은 코웃음을 칠 뿐 꼼짝도 하지 않고, '주토피아에선 누구나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라'며 조롱까지 합니다. 모든 의욕을 상실한 채 좌절해 있던 순간 주디는 도둑질하는 족제비를 보고 쫓아가 체포하는데 경찰서장은 오히려 주디가 근무지를 이탈했고 체포 과정에서 소란을 피웠다며 꾸짖습니다. 그때 마침 서장실로 한 수달 부인이 찾아와 자신의 실종된 남편 에밋 오턴튼을 찾아달라고 호소합니다. 서장은 수달 부인을 타이르며 내보내려 하였지만 주디는 자신이 찾아주겠다며 나섭니다. 어쩔 수 없이 서장은 사건을 이틀 만에 해결하라는 조건을 걸고 수사를 허락합니다. 그리고 오턴튼의 행적을 쫓던 주디는 오턴튼이 마지막으로 찍힌 사진에 닉이 찍혀있음을 발견합니다. 닉에게 오턴튼에 대해 물어봤지만 닉은 수사에 협조할 마음이 전혀 없었고, 결국 탈세 혐의로 체포하겠다는 협박을 하며 닉에게 협조를 요구합니다. 그렇게 실종된 오턴튼을 찾기 위한 주디와 닉의 수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영화 정보
<주토피아>의 동물들을 실제와 같이 사실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애니메이션 제작진은 월트 디즈니 월드의 동물원과 케냐로 직접 답사를 갔다고 해요. 단순히 걸어 다니는 동물로 묘사하지 않기 위해 각 동물들의 특징과 움직임을 최대한 반영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합니다. 또한 동물의 털을 실제처럼 묘사하기 위해 현미경으로 관찰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처음 기획부터 개봉 단계까지 여러 번 변화를 거친 영화라고 합니다. 초반 기획은 주토피아를 떠나 바다로 항해를 떠나는 수컷 토끼가 주인공인 스파이 영화였다고 합니다. 주디의 초기 설정도 본래 경찰 일에 잔뼈가 굵은 경력자이며 성격은 냉소적이었다고 하고 주디의 추격을 받게 된 닉의 시점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여러 회의를 거쳐 불과 개봉 1년 전에 주인공을 주디로 바꾸면서 지금의 <주토피아>가 되었다고 합니다.
흥행 정보
로튼 토마토에서 신선도 98%, 관객 점수 92%라는 엄청난 점수를 받았고, IMDb에서 평점 8.0을 받는 등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극찬을 받았습니다. 영화의 주제의식을 귀여운 캐릭터에 녹여낸 방식과 완성도에서도 흠잡을 데가 없다는 평가가 있고 특히나 사회적 문제인 편견과 차별, 역차별까지 까다로운 주제를 대중적인 재미를 놓치지 않으면서 깊이 있게 잘 녹여낸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세심한 주제는 성소수자로 지내던 바이런 하워드 감독이 주토피아에 녹여내고자 했던 핵심적인 메시지였다고 합니다. 단순히 '차별'에 대해서 다룬 것이 아니라 초식동물인 약자와 육식동물인 강자를 설정해서 각 집단이 서로에게 받는 차별에 대해 다루기 때문에 훨씬 깊이감이 있다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또한 닉과 주디가 이끌어가는 스토리텔링과 연쇄 실종 사건 수사물이라는 것만으로도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합니다.
감상평
초식동물은 사회적으로 '약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고 있음에도 열정적으로 노력하는 주디지만 결국 현실적인 문제를 뛰어넘는 것은 어렵다는 걸 느끼곤 했습니다. 그리고 사회적 '강자' 닉은 누구나 살기 원하는 이상적인 도시에서 사기꾼이 되어야만 했던 이유는 '강자'로서 받는 차별에서 살아남기 위함이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게다가 작중 육식동물들이 맹수로 변하기 때문에 '육식동물'이라는 이유로 의지와 상관없이 격리되어야만 하는 것은 단지 오래도록 자리잡고 있는 편견때문일 것입니다. 이처럼 <주토피아>에서는 초식동물인 '약자'와 육식동물인 '강자'라고 암묵적으로 정해져 있던 틀을 직관적으로 설정하여 현실적인 사회를 반영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로 미국 사회를 포함한 법률과 제도, 사회 등을 풍자했다는 평이 있고 작품의 제목이 <주토피아>이지만 현실 사회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 복선이라는 평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바라보기 다소 무거운 주제일 수 있으나 주디와 닉이 해결해 가는 수사물로 보아도 재미있는 작품이 될 것입니다.